요즘

그냥하는이야기 2010.12.27 22:19

눈이 제법 왔다.
이렇게 쌓이고, 또 미끄러울 줄 정말 몰랐던 눈이었음.
덕분에 병원까지 갔다오는 길 너무나 긴장을 해서, 집에 왔을 땐 완전 넉다운되버렸다.

연말이라 그런가. 정말 바쁘다.
여기저기 부서에서 갑자기 이것저것 달라고 맨날 공문보내고 지X인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왜 이런걸 꼭 진작 달라고 안하고, 막판에 몰아서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몰려오니까 정신 못차리겠다.
야근은 왠만하면 안한다-주의인데, 요즘은 왠만하지 못해서 야근을 해야할 때도 있다. 아아 T.T

한달 반쯤 전부터 루시드폴 앨범에 새삼 필이 확 꽂혀서, 매일매일 1집부터 작년 앨범까지 무한 반복하고 있다.
박지윤 앨범 중에 '봄눈'이란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싸이 bgm으로 사서 몇달동안 깔아놨었는데,
알고보니 그것도 폴님의 작품이었고, 작년 레미제라블 앨범엔 폴 버전의 봄눈도 있어서 완전 황홀. ^-^

몇년동안 크리스마스때쯤 꼭 공연을 했었다고 하고, 올해도 어김없이 24~26일 3일간 코엑스에서 했다는데
후기들을 읽어보니.. 너무 좋아서, 어떤 이는 노래를 듣다가 울기도 했다고. -_-;;

난 루시드폴 노래중에 '사람들은 즐겁다'와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그리고 '걸어가자'를 들으면 울컥울컥하는데-
저번주 유희열 스케치북 크리스마스 특집방송에서 폴이 '사람들은 즐겁다'를 불러서 완전 감동했다.
(아, 근데 루돌프 복장을 하고.. 후반에 응원단이 나와서 뒤에서 율동하는건 많이 깼음 ㅎㅎ)

내년 여름에 소극장에서 장기공연을 한다고 하니까, 꼭 가야지. 그의 숨결을 쏴아- 느끼고 올테야.

저번달에 입원하기 전에 책을 대량 충동구매했었는데,
그때 산 책들을 아직 반도 못읽었다 ㅋㅋ
손이 불편해서 책 들고 있기도 힘들고, 요즘은 밤만 되면 머리가 지끈지끈해서
그냥 침대에 멍하니 누워서 숨고르기 운동을 하거나, 아이폰을 만지작거리기만 한다.

싸이도 귀찮고, 여기도 쓰고싶은 말은 참 많지만. 힘들다.


2010년이 어쨌든 이렇게 끝나간다.
내겐.. 개인적으로 가장 잊지못할만큼 힘들었던 한 해였는데,
아직도 마음 깊이 가라앉아있는 슬픔의 잔재들과 1년전보다 크게 달라지지 않은 손가락,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이거 노래가사자너 ㅋㅋ) 여러가지.


내년엔 좋아지겠지. 그래야지. 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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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훈

보고듣고느끼고 2010.12.05 13:31

어제 아침 병원에 가기 전, 우연히 '그날'이라는 다큐를 보게 되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국가대표인 장경훈 선수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부제가 '어머니 영전에 金 바치는 그날'이어서
처음엔 그냥.. 좀 뻔하디 뻔한 금메달리스트 얘기인가부다 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병원에 있을때 이 선수의 예선전을 봤었더랬다.
분명 태권도 첫날이었는데, 생각보다 예선에서 많은 선수들이 탈락을 해서 뉴스에도 나왔던것 같다.
종주국 자존심이 어쩌구 저쩌구 그런..

다큐 내용은.. 새로운 건 아니었다.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한.. 남겨진 가족들의 슬픈 사연.
하지만 이 다큐가 더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그가 금메달리스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금메달을 따서, 어머니 영전에 바쳤더라면, 정말 행복한 결말이었겠지만,
그는 예선전에서 탈락을 했다. 아마도 방송국에서는 그가 금메달을 딸 것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한 프로였겠지만,
그러지 못했음에도 이 방송이 나왔다는 사실이 난 더 큰 감동이었다.

이번 한번이 끝이 아니었다고,
아직 기회는 남았다고, 다시 한번 도전해볼 수 있기를.
정말 그의 소원대로 어머니 영전에 금메달을 바치는 그날이 오기를
그 방송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바라게 되었다면,
그건 정말 또다른 새로운 '희망'이 되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의 히스토리보다는
도전이 남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진짜 다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경훈선수, 응원합니다. 런던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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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찬란한태양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지은이 할레드 호세이니 (현대문학,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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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연을 쫓는 아이>를 먼저 읽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책읽으면서 질질 짰던 셩 -.ㅜ

연을 쫓는 아이..가 아프간을 떠난 난민의 입장에서 씌여진 소설이었다면,
이 소설은 아프간에 남겨진 자들의 눈으로 본 현실이었다.

정말..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이슬람 국가들의 오랜 전쟁은
우리들에게 낯설고 잘 알려지지 않은 비극이란 생각이 들었다.
탈레반, 빈라덴, 911테러, 피랍됐던 수많은 사람들.. 그정도의 짧은 태그만으로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초반에 마리암의 어린시절 이야기는 잘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냥 처음부터 너무나 철저하게 비참하게만 느껴지는 그녀의 인생에 큰 기대가 생기지 않았다.
소설을 읽다보면 나는 꼭 "아..이렇게 고생하다가 뒤에 가서 행복해지는 걸거야"라는 기대를 갖게 되고,
그 희망에 기대어 책을 읽는 버릇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좀 힘들었다.

그리고 두번째 주인공인 라일라의 어린시절 이야기.. 그녀에게 닥친 또다른 비극..
두 주인공이 함께 살기까지.. 그리고 그때부터 시작되는 끝없는 고통과 슬픔.

라일라가 78년생으로 나오니까.. 겨우 나보다 한살 많은 언니(응?)인데
소설속에서 그녀가 살아온 인생이 나의 것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은 굴곡이 있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소설 끝부분에 가서 정말 벅찬 감동. 목이 꽉 막히는..
마리암의 아버지가 남겨준 편지와 피노키오 비디오를 확인하는 장면에선 ㅠㅠㅠㅠ
(이거 쓰면서 또 혼자 울먹..ㅎㅎ)

호세이니의 글이 참 좋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직접 만나본 그는 정말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아프간을 떠나 미국에서 의사를 하고 있지만, 그의 소설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세계인에게 거의 알려져있지 않은 카불의 과거 아름다운 모습과.. 사람들의 사는 모습.
피의 역사이지만, 그곳에도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알려주는 듯한. 그런 거.

또 아직도 괴로운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난민들의 삶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작은 소망까지.

그의 다음 작품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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